아주 오래전, 메두사와의 싸움을 마친 페르세우스가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넓은 바다 위를 날고 있었어요. 그는 어머니 다나에가 기다리는 세리포스섬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지요. 구름 아래로 낯선 해안과 에티오피아의 왕국이 보였어요.
바닷가 가까이 이르렀을 때, 페르세우스는 검은 바위에 사람이 묶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멀리서는 흰 돌처럼 보였지만,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눈물이 흘렀어요. 그 사람은 이 나라의 공주 안드로메다였어요.
페르세우스는 바위에 내려서서 물었어요. “당신은 누구이고, 왜 여기에 묶여 있나요?” 안드로메다는 처음에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어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자기 잘못이 아닌 일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었지요.

안드로메다의 어머니 카시오페이아는 딸의 아름다움을 크게 자랑했어요. 그 말은 바다의 존재들을 화나게 했고, 나라에는 커다란 재앙이 닥쳤다고 사람들은 믿었어요. 재앙을 멈추려면 안드로메다를 바다 괴물에게 내주어야 한다는 무서운 결정까지 내려졌지요.
하지만 안드로메다는 자랑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어머니가 한 말의 대가를 딸이 치르게 된 셈이었어요. 왕 케페우스와 왕비 카시오페이아는 딸을 잃게 되었다며 울었지만, 이미 안드로메다는 바위에서 움직일 수 없었어요.
안드로메다가 사정을 다 말하기도 전에 바다가 크게 울렸어요. 파도가 갈라지며 머리를 높이 든 괴물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멀리서 보아도 바위만큼 커 보였고, 물 위로 드러난 몸에는 단단한 비늘이 번들거렸어요.
왕과 왕비가 해안으로 달려왔어요. 두 사람은 딸 곁에서 울기만 했어요. 페르세우스는 시간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는 자신이 메두사를 물리치고 하늘을 날아온 사람이라고 밝힌 뒤, 안드로메다를 구하면 두 사람이 혼인하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구했어요.
왕과 왕비는 곧바로 약속했어요. 그러나 오래된 이야기는 그 순간 안드로메다가 무엇이라고 대답했는지는 전하지 않아요. 목숨을 구하는 조건을 당사자가 아닌 부모와 영웅이 정했다는 점도 이 장면에 남아 있어요.
괴물은 빠른 배처럼 파도를 밀어내며 다가왔어요. 이제 바위까지 거리는 얼마 남지 않았어요. 페르세우스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솟구쳤어요. 물 위에 그의 그림자가 길게 비치자, 괴물은 진짜 몸 대신 흔들리는 그림자를 덮치려 했어요.
그 틈에 페르세우스가 괴물의 등에 내려앉았어요. 그는 칼을 비늘 사이로 찔렀어요. 괴물은 몸을 세우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다시 솟구쳤어요. 긴 꼬리가 바다를 때릴 때마다 물보라가 해안까지 날아왔지요.
페르세우스는 날개 달린 신발로 괴물의 이빨을 피했어요. 그러나 거센 물보라에 날개가 젖기 시작했어요. 계속 하늘에 머물 수 없게 되자, 그는 파도 사이로 잠깐 드러난 바위를 붙잡았어요.
한 손으로 바위 끝을 잡고, 다른 손으로 칼을 들었어요. 괴물이 다시 달려들자 페르세우스는 몸을 비켜 마지막 힘을 다해 칼을 찔렀어요. 괴물의 움직임이 느려졌고, 거칠던 파도도 차츰 가라앉았어요.
해안에서는 환호가 터졌어요.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에게 달려가 팔을 묶은 사슬을 풀었어요. 오랫동안 바위에 붙잡혀 있던 안드로메다는 마침내 두 발로 해변을 걸었어요. 울기만 하던 부모도 딸을 끌어안았지요.
사람들은 페르세우스를 영웅이라고 불렀어요. 그는 곧 안드로메다와 혼인했고, 두 사람의 이야기는 다음 싸움으로 이어져요. 하지만 바닷가에서 가장 먼저 풀린 것은 괴물의 위협만이 아니었어요. 아무 잘못 없이 묶였던 한 사람의 사슬도 함께 풀렸지요.
이 이야기는 위험 앞에서 재빨리 행동한 페르세우스의 용기를 보여 줘요. 동시에 안드로메다가 왜 그런 벌을 받아야 했는지 묻게 해요. 구해 준다는 약속에 혼인이라는 조건을 붙인 장면도 오늘의 눈으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지요.
페르세우스의 모험은 앞선 메두사 이야기에서 이어져요. 메두사의 머리를 얻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는 또 다른 사람의 운명과 마주쳤어요. 그날 안드로메다는 괴물에게서 살아남았고, 오래된 이야기는 영웅의 승리와 함께 부당하게 묶인 사람의 두려움도 남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