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메두사, 괴물이라는 이름 뒤의 이야기

아주 오래전, 세리포스섬에 페르세우스라는 청년이 어머니 다나에와 살고 있었어요. 섬의 왕 폴리덱테스는 다나에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어머니를 지키는 페르세우스를 못마땅하게 여겼지요.

왕이 사람들에게 선물을 요구하던 날, 페르세우스는 큰소리를 내고 말았어요. 원한다면 고르곤의 머리라도 가져오겠다는 말이었어요. 왕은 그 말을 붙잡고, 청년이 살아 돌아오기 어려운 임무를 맡겼지요.

페르세우스가 찾아야 할 상대는 메두사였어요. 고르곤 세 자매 가운데 한 명으로, 얼굴을 직접 보면 사람이 돌로 변한다고 전해지는 두려운 존재였어요.

커다란 눈과 입을 정면으로 표현한 기원전 500년 무렵 테라코타 고르곤 얼굴 지붕 장식
기원전 500년 무렵의 고르곤 얼굴 지붕 장식 — 출처: 클리블랜드 미술관

옛 시인 헤시오도스는 메두사와 두 언니를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매라고 했어요. 언니들은 죽지 않지만 메두사만은 죽을 수 있었지요. 세리포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메두사가 왕의 요구 때문에 원정의 대상이 된 거예요.

페르세우스에게는 힘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어요.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는 상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그곳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 알아야 했지요.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그를 도왔어요. 페르세우스는 길을 아는 이들을 찾아가고, 님프들에게서 날아가는 신발과 모습을 감추는 투구 등 필요한 물건을 얻었어요. 아테나는 방패에 비친 모습을 보며 다가가도록 도왔지요.

고르곤 자매들이 잠든 곳에 도착한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에게 맞섰어요. 메두사는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그 뒤 날개 달린 말 페가소스와 크리사오르가 나타났다고 신화는 전해요. 두 존재는 메두사와 포세이돈의 자녀로 알려져 있어요.

깨어난 언니들은 페르세우스를 뒤쫓았어요. 그러나 그는 모습을 감추는 투구를 쓰고 벗어났어요. 원정길의 청년에게는 탈출이었지만, 남은 자매들에게는 동생을 잃은 일이었지요.

페르세우스는 돌아오는 길에도 여러 일을 겪은 뒤 세리포스에 이르렀어요. 어머니는 여전히 왕을 피해 지내고 있었어요. 그는 메두사의 힘으로 왕과 그를 따르는 이들을 물리쳐 어머니를 구했지요. 빌린 도구들은 돌려주었고, 메두사에게서 얻은 것은 아테나에게 바쳤어요.

여기까지가 영웅의 원정을 따라간 이야기예요. 그러나 메두사의 과거를 다르게 전한 책도 있어요. 훨씬 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메두사가 처음에는 인간 여성이었고, 포세이돈에게 피해를 입은 뒤 머리카락이 뱀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남겼어요.

이 시작은 처음부터 고르곤 자매로 소개한 헤시오도스의 이야기와 같지 않아요. 둘을 한 사람에게 차례로 일어난 일처럼 합치기보다, 서로 다른 작가가 전한 이야기로 보아야 해요.

또 다른 시인 핀다로스는 동생을 잃은 자매들의 울음에 귀를 기울였어요. 아테나가 그 울음을 듣고 악기의 선율을 만들었다고 했지요. 영웅이 떠난 뒤에도 자매들의 슬픔은 다른 이야기로 이어졌어요.

페르세우스에게 이 원정은 어머니에게 돌아가기 위한 모험이었어요. 메두사에게는 먼 곳에서 온 영웅 때문에 삶이 끝난 사건이었지요. 같은 이야기를 누구의 자리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승리 뒤에 가려졌던 모습도 보이게 돼요.

함께 읽기: 그리스 신화는 누가 썼을까? · 메두사만 왜 죽을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