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히스기야가 기도를 놓지 않은 까닭

아주 오래전, 유다 왕국에 히스기야라는 왕과 이사야라는 예언자가 있었어요.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이 맡은 자리를 소중하게 여겼지만, 먼저 찾아가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두고 생각이 달랐어요.

히스기야는 옛날에 엘리야 예언자가 아합 왕을 찾아간 일을 떠올렸어요.

“예언자가 왕에게 오는 것이 옳다.”

이사야는 아합의 아들 여호람 왕이 엘리사 예언자를 찾아간 일을 떠올렸어요.

“왕이 예언자에게 오는 것이 옳다.”

두 사람 모두 지난 이야기를 근거로 삼았어요. 하지만 서로 기다리기만 하면 만날 수 없었지요. 훗날 랍비 함누나는 이 장면을 전하며, 하나님이 두 사람 사이의 막힌 길을 풀어 주셨다고 설명했어요.

얼마 뒤 히스기야가 병들어 자리에 누웠어요. 이사야는 이제 왕을 찾아가 병문안해야 했어요. 왕과 예언자는 마침내 한 방에서 마주 앉았지요.

대표 삽화는 히스기야의 병상을 찾은 이사야를 그린 16세기 컬러 목판화이며, 열왕기하 20장의 장면을 바탕으로 해요 — Wellcome Library, London, CC BY 4.0

이사야는 히스기야에게 집안일을 정리하라고 말했어요. 병이 매우 위중한 데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기를 책임을 미룬 일 때문에 큰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히스기야는 그 책임을 잊은 것이 아니라고 대답했어요.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바르게 살지 못할 것을 미리 보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갖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사야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일깨웠어요.

“보이지 않는 앞날을 혼자 결정하려 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맡은 일을 하고, 그 뒤의 결과는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히스기야는 생각을 바꾸었어요. 그는 이사야의 딸과 결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두 사람의 좋은 뜻이 함께하면 바른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고 바랐지요.

하지만 이사야는 이미 심판이 정해졌다고 말했어요. 듣는 사람의 마음이 꺾일 만큼 무거운 대답이었어요.

그래도 히스기야는 기도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선생님의 말씀은 여기까지 들었습니다. 우리 집안에는 목숨이 아주 위태로운 순간에도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일을 멈추지 말라는 가르침이 전해집니다.”

히스기야는 얼굴을 벽으로 돌리고 마음을 다해 기도했어요. 탈무드의 학자들은 그 벽을 단순한 돌벽으로만 보지 않았어요.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드리는 기도를 나타낸다고도 풀이했지요. 또 다른 학자는 좋지 않은 꿈을 꾸었을 때조차 자비를 구하기를 멈추지 말라고 덧붙였어요.

이 이야기는 기도만 하면 바라는 일이 반드시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약속하지 않아요. 히스기야가 잘못 판단한 까닭과, 그 판단을 들은 뒤 태도를 바꾼 순간을 함께 보여 줘요. 앞날을 모두 안다고 여기기보다 오늘의 책임을 다시 살피고, 막막할 때에도 도움을 구하는 길을 남겨 두라는 이야기예요.


이야기가 남긴 교훈

두려운 미래를 미리 그려 보고 오늘의 책임까지 내려놓으면, 아직 오지 않은 일에 삶을 맡기게 돼요. 잘못을 깨달았다면 생각을 고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 보세요. 답이 금세 보이지 않더라도 정직하게 도움을 구하고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은 다음 걸음을 내딛게 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