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는 왜 뒤돌아봤을까?

옛날 그리스에 오르페우스라는 음악가가 있었어요. 그의 노래와 악기 소리가 나무와 바위까지 움직일 만큼 아름다웠다고 전해져요. 그에게는 에우리디케라는 아내가 있었지요.

그러나 함께 지내던 날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에우리디케가 뱀에 물려 목숨을 잃은 거예요. 오르페우스는 아무리 노래해도 아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그는 죽은 이들의 세계에 직접 찾아가기로 했어요. 그곳의 신들에게 에우리디케가 조금 더 살 수 있도록 부탁하려는 것이었지요.

하데스와 저승의 인물들을 표현한 기원전 5세기 아티카 적회식 도기
고대 그리스 미술이 그린 하데스와 저승의 인물들 — 출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저승을 다스리는 왕 하데스와 여왕 페르세포네 앞에서 오르페우스는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했어요. 누구나 언젠가 이곳에 오겠지만, 에우리디케에게는 삶이 너무 짧았다는 마음을 전했어요.

고대 로크리 봉헌판에 표현된 페르세포네
저승의 여왕 페르세포네를 표현한 고대 로크리 봉헌판 — 출처: 클리블랜드 미술관

그의 음악을 듣고 저승의 신들도 마음이 움직였어요. 마침내 에우리디케를 데리고 지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허락이 내려왔어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었어요. 오르페우스가 앞장서고 에우리디케가 뒤를 따르되,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뒤돌아보지 말아야 했어요.

두 사람은 어두운 길을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오르페우스는 앞을 보고 걸었어요. 아내가 따라온다는 말을 믿고 끝까지 가야 했지요.

그러나 멀어질수록 얼굴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어요. 잘 따라오는 걸까요? 뒤처진 것은 아닐까요?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사람을 바로 뒤에 두고도 돌아볼 수 없었어요.

지상이 가까워졌을 때, 오르페우스는 끝내 고개를 돌렸어요. 에우리디케는 뒤에 있었어요. 정말로 따라오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조건이 깨졌어요.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보고 에우리디케가 다시 멀어지는 장면을 표현한 프라고나르 드로잉
뒤돌아본 오르페우스와 다시 멀어지는 에우리디케 — 출처: 클리블랜드 미술관

에우리디케는 다시 저승으로 멀어졌어요. 오르페우스가 붙잡으려 해도 닿지 않았어요. 마침내 아내의 모습이 사라졌어요.

오르페우스는 다시 들어가게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두 번째 길은 열리지 않았어요. 기다리고 청해도 처음의 기회를 되돌릴 수는 없었지요. 그는 혼자 지상으로 돌아왔어요.

에우리디케가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니었어요. 그녀는 정해진 대로 뒤따르고 있었어요. 마지막까지 앞을 보고 걸어야 하는 일은 오르페우스에게 맡겨져 있었지요.

돌아오는 길에서 아내는 바로 뒤에 있었어요. 그러나 보고 싶은 마음과 두려움 때문에 너무 일찍 돌아본 순간, 함께 나올 수 있던 길이 다시 닫히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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