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모세가 내일의 걱정을 덜어 달라 한 이유

아주 오래전, 이집트에서 고된 일을 하며 살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가 돌아가야 할 때였어요. 모세는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하신다는 소식을 전하려 했어요.

하지만 지친 사람들 앞에서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물음이 남았어요. 누가 보냈느냐고 사람들이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모세는 하나님께 그 말을 여쭈었어요.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를 향해 손을 든 장면과 나는 나로 있는 자라는 글귀가 있는 채색 목판화
떨기나무를 향해 묻는 모세 · 출처: 미국 국립미술관

하나님은 자신을 가리켜 ‘나는 나로 있는 자’라고 알려 주셨어요. 이 대화에서 그 이름은 지금의 종살이에도, 훗날 다른 나라 아래에서 겪을 어려움에도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으로 이어졌어요. 종살이는 다른 이의 지배 아래 자유를 잃고 살아가는 일이에요.

지금의 고통 속에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약속이었어요. 모세에게는 고마운 말씀이었지요. 그런데 듣고 보니 백성에게 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앞으로도 또 다른 고통을 겪게 된다는 말이었어요.

모세는 자신이 돌아가 만나야 할 사람들을 생각했어요. 오늘의 일을 견디기도 벅찬 이들에게 아직 닥치지 않은 어려움까지 얹어야 할까요?

그는 조심스럽게 부탁했어요.

“지금 겪는 어려움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지 않습니까?”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거절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 약속을 전하되, 먼날의 고통부터 한꺼번에 말하지 않기를 바란 거예요. 지친 사람들이 오늘 듣고 힘을 얻을 말이 먼저 필요했어요.

떨기나무 앞에 무릎을 꿇은 모세와 구름 가운데 하나님을 함께 나타낸 멜랑의 종교 판화
모세와 하나님의 대화 · 출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하나님은 모세의 부탁을 받아들이셨어요. 처음의 ‘나는 나로 있는 자’라는 말씀을 짧게 하여, 백성에게는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냈다’고 전하라 하셨지요. 그 이름과 함께 먼날의 어려움까지 모두 전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함께하겠다는 약속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다만 그 약속을 전할 때 앞으로 겪을 어려움을 모두 먼저 늘어놓을 필요는 없어졌어요.

모세가 처음 물은 것은 자신을 보낸 분을 어떻게 알릴지였어요. 그 대화를 마칠 때는 무엇을 말할지뿐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도 함께 살피게 되었어요.

백성의 고통이 그 자리에서 곧바로 끝난 것은 아니었어요. 모세에게는 돌아갈 길과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지요. 그는 먼날의 걱정을 잔뜩 더하는 말 대신, 지금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품고 돌아가게 되었어요.


이야기가 남긴 교훈

좋은 뜻으로 하는 말도 듣는 사람의 사정을 살펴 건네야 해요. 모세는 큰 약속을 전하면서도 지금 지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말을 먼저 생각했어요. 친구가 힘들다고 할 때에도 아직 생기지 않은 문제를 잔뜩 보태기 전에, 오늘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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