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테세우스와 페이리토오스라는 두 영웅이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었어요. 서로가 어려운 일을 하게 되면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사이였지요.
그런데 페이리토오스는 저승의 여왕 페르세포네를 데려와 자기 아내로 삼으려 했어요. 페르세포네는 이미 하데스와 함께 저승을 다스리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그녀가 원하는지 묻지 않은 계획이었지요.

테세우스는 그 계획을 말리기보다 함께 가는 쪽을 택했어요. 친구와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러나 두 사람의 약속만으로 다른 사람의 삶까지 정할 수는 없었어요.
둘은 죽은 이들의 세계로 내려갔어요. 땅 위에서 용감한 영웅이었다고 해서 그곳에서도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하데스는 찾아온 두 사람에게 자리를 권했어요. 둘은 앉았지만, 다시 일어나려 할 때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요. 잠시 쉬어 가는 의자가 아니라 그들을 붙잡는 자리였던 거예요.
페르세포네를 데려가려고 내려온 두 사람이 오히려 그곳을 떠나지 못하게 되었어요. 서로의 힘을 믿어도 의자에서 벗어날 길은 생기지 않았지요.
시간이 흘러 헤라클레스가 저승에 왔어요. 왕의 마지막 과업으로 문지기 케르베로스를 데려가려는 길이었어요. 그가 갇힌 두 친구를 보자 두 사람은 도움을 바랐어요.

헤라클레스는 테세우스의 손을 잡아 일으켰어요. 테세우스는 마침내 자리에서 벗어났지요. 그러나 페이리토오스에게 손을 뻗었을 때는 땅이 흔들렸어요. 헤라클레스는 더 나아갈 수 없었어요.
두 사람은 함께 내려왔지만 함께 돌아가지는 못했어요. 테세우스는 도움을 받아 풀려났고, 페이리토오스는 저승에 남았지요.
처음의 약속은 친구를 끝까지 돕겠다는 말이었어요. 그러나 무엇을 도우려는지 묻지 않고 따르자 두 사람 모두 위험한 곳에 갇히고 말았어요.
테세우스가 풀려난 뒤에도 그 결과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어요. 자기 힘으로는 벗어나지 못했던 자리와 함께 나오지 못한 친구가 남아 있었지요. 좋은 친구가 된다는 것이 모든 계획을 따라가는 일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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