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아탈란테와 세 개의 황금 사과

아주 오래전, 그리스의 보이오티아 땅에 누구보다 빨리 달리는 아탈란테가 살았어요. 그는 숲길을 달리고 사냥하는 삶을 좋아했어요. 결혼하면 큰 위험이 따른다는 신탁도 들었기에, 누구와도 쉽게 혼인하고 싶지 않았지요.

아탈란테를 만나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계속 찾아오자 그는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어요.

“나와 달리기 경주를 해서 이긴 사람과 혼인하겠어요. 하지만 진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될 거예요.”

가혹한 조건이었지만 경주에 나서는 사람은 끊이지 않았어요. 아탈란테는 모래가 깔린 길을 바람처럼 달렸어요. 그를 따라잡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어느 날 히포메네스라는 젊은이가 경주를 보러 왔어요. 그는 처음에는 목숨을 걸고 달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출발선에 선 아탈란테가 힘차게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보자 생각이 달라졌어요.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과 선택을 굳게 믿는 사람이었거든요.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테 앞에 나섰어요.

“저도 당신과 겨루겠습니다.”

아탈란테는 그를 한동안 바라보았어요. 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을까 걱정되었지요.

“아직 돌아갈 수 있어요. 나를 이기는 일은 쉽지 않아요.”

그러나 히포메네스는 물러서지 않았어요. 경주가 시작되기 전, 그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조용히 도움을 청했어요.

“제가 이 무모한 도전을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도를 들은 아프로디테는 히포메네스 앞에만 모습을 드러냈어요. 여신의 손에는 키프로스의 신성한 들판에서 가져온 황금 사과 세 개가 놓여 있었어요.

“힘만으로는 아탈란테를 앞설 수 없을 거야. 달리면서 이 사과를 하나씩 던지렴. 언제 던져야 하는지도 잘 생각해야 해.”

곧 나팔 소리가 울렸어요.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는 동시에 출발했어요. 발밑의 모래가 뒤로 흩어지고, 구경하던 사람들의 함성이 들판을 가득 채웠어요.

처음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달렸어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탈란테가 앞으로 나갔어요. 히포메네스의 숨은 거칠어졌고 결승선은 아직 멀리 있었지요.

그때 히포메네스가 첫 번째 황금 사과를 길 옆으로 던졌어요. 햇빛을 받은 사과가 반짝이며 굴러갔어요. 아탈란테는 빛나는 열매를 보고 달리던 길에서 벗어나 그것을 주웠어요.

히포메네스가 달려가는 동안 아탈란테가 길에 떨어진 황금 사과를 줍는 판화
황금 사과를 줍는 아탈란테 — 출처: 메트 미술관

히포메네스가 앞으로 나갔지만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아탈란테는 곧바로 속도를 높여 다시 그를 앞질렀어요.

히포메네스는 두 번째 사과를 던졌어요. 아탈란테는 다시 방향을 틀어 사과를 집었어요. 그래도 그의 발은 조금도 느려지지 않은 듯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히포메네스를 따라잡았지요.

이제 결승선이 보였어요. 히포메네스에게 남은 것은 사과 하나뿐이었어요. 그는 아프로디테의 말을 떠올리며 마지막 사과를 길에서 멀리 비스듬히 던졌어요.

아탈란테는 잠시 망설였어요. 사과를 쫓아가면 늦을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아탈란테가 그 열매를 집도록 마음을 움직였고, 손에 든 사과가 더 무겁게 느껴지게 했어요.

아탈란테가 먼 곳의 사과를 주워 돌아오는 사이, 히포메네스는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렸어요. 발이 결승선을 넘자 큰 함성이 터졌어요. 아탈란테도 곧 뒤따라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히포메네스가 먼저였어요.

경주의 약속대로 두 사람의 혼인이 정해졌어요. 히포메네스는 자신의 힘만으로 이긴 것이 아니었어요. 아프로디테의 도움과 세 개의 황금 사과가 경주의 흐름을 바꾸었지요.

그래도 아탈란테가 지닌 빠른 발과 굳센 마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어요. 사람들은 승리한 히포메네스의 이름과 함께, 세 번이나 뒤처진 시간을 따라잡고 끝까지 달린 아탈란테의 이름도 오래 기억했어요. 모래 위에는 두 사람의 발자국과 황금 사과가 굴러간 둥근 자국이 나란히 남아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