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호는 황금 양털을 찾아 바다를 건너고 있었어요. 영웅들은 트라키아 해안의 살미데소스에 닿았어요. 그곳에는 피네우스라는 늙은 예언자가 살고 있었지요.
피네우스는 앞을 볼 수 없었고, 오래 굶어 몸이 몹시 약해져 있었어요. 예전에는 아폴론에게 받은 예언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앞날을 알려 주었어요. 하지만 신들이 감추려 한 뜻까지 너무 많이 말한 탓에 제우스의 벌을 받았다고 이야기는 전해요.
사람들이 피네우스에게 음식을 가져올 때마다 하늘에서 날개 소리가 들렸어요. 새의 몸과 여자의 얼굴을 한 하르피이아이들이 바람처럼 내려왔지요. 그들은 음식을 낚아채고 남은 것에는 가까이 갈 수 없는 냄새를 남겼어요.
피네우스는 아르고호 영웅들 가운데 제테스와 칼라이스를 알아보았어요. 두 사람은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아들이었어요. 하늘을 빠르게 날 수 있는 형제였지요.
“나를 이 괴로움에서 구해 주시오. 하르피이아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보레아스의 두 아들이라고 신탁이 말했소.”
형제는 돕고 싶었지만 한 가지가 걱정되었어요. 하르피이아이도 제우스가 보낸 존재였기 때문이에요. 피네우스는 자신을 도와도 신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맹세했어요.
영웅들은 피네우스 앞에 따뜻한 음식을 차렸어요. 제테스와 칼라이스는 칼을 들고 식탁 곁에서 기다렸지요.
피네우스가 막 손을 뻗는 순간, 거센 바람 같은 소리가 지붕 위에서 터졌어요. 하르피이아이들이 구름 사이에서 내리꽂혔어요.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식탁을 휩쓸고 바다 쪽으로 달아났어요.

“지금이야!”
제테스와 칼라이스가 힘차게 날아올랐어요. 두 형제는 칼을 들고 하르피이아이의 뒤를 쫓았어요. 하르피이아이들은 서풍보다 빠르게 달아났고, 형제도 지치지 않고 따라붙었지요.
추격은 바다 위로 길게 이어졌어요. 형제의 손끝이 하르피이아이의 날개에 닿을 듯했어요. 바로 그때 무지개 여신 이리스가 하늘에서 내려와 두 무리 사이를 막아섰어요.
“멈추세요. 하르피이아이를 해쳐서는 안 됩니다. 대신 다시는 피네우스의 집에 가까이 가지 않겠다고 제가 약속하겠습니다.”
이리스는 신들이 가장 무겁게 여기는 스틱스강을 두고 맹세했어요. 하르피이아이들은 피네우스의 음식을 다시는 빼앗지 않기로 했지요. 제테스와 칼라이스는 칼을 거두고 아르고호로 돌아갔어요.
영웅들은 피네우스가 몸을 씻고 깨끗한 옷을 입도록 도왔어요. 그리고 새 음식을 차렸어요. 이번에는 날개 소리도, 음식을 낚아채는 그림자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피네우스는 꿈을 꾸는 듯 천천히 음식을 먹었어요. 배를 채운 뒤에는 영웅들에게 앞으로 만날 위험을 알려 주었어요. 그중 가장 무서운 것은 서로 부딪히는 두 바위였지요. 그는 먼저 비둘기를 날려 길이 열리는 순간을 살피라고 일러 주었어요.
피네우스의 식탁에서 시작된 도움은 아르고호의 다음 항해로 이어졌어요. 바람의 형제는 칼로 하르피이아이를 쓰러뜨리지 않았어요. 끝까지 추격한 뒤, 다시는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 돌아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