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슬픔 속에서도 씻은 가말리엘

아주 오래전, 유대인 현자들이 사람의 삶과 슬픔을 세심하게 살피던 때였어요. 라반 가말리엘의 아내가 세상을 떠났어요. 장례를 앞둔 집은 조용했고, 가족과 제자들은 깊은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요.

당시 현자들은 가까운 이를 잃은 사람에게 목욕을 삼가라고 가르쳤어요. 평소의 편안함을 잠시 내려놓고 슬픔에 마음을 두자는 뜻이었어요. 가말리엘도 제자들에게 그렇게 가르쳐 왔지요.

그런데 아내가 세상을 떠난 첫날 밤, 가말리엘은 몸을 씻었어요. 제자들은 놀랐어요. 선생님의 행동이 그동안 배운 가르침과 달라 보였기 때문이에요.

“선생님, 애도하는 사람은 목욕하지 않는다고 가르쳐 주시지 않았습니까?”

가말리엘은 제자들의 물음을 피하지 않았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지 않단다. 내 몸은 아주 예민해서 씻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다.”

가말리엘은 슬픔을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니었어요.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과 자신의 몸이 견뎌야 할 어려움을 함께 살폈어요. 규칙의 뜻을 지키면서도 사람의 형편을 외면하지 않으려 한 것이지요.

그 뒤 이 일을 설명한 토론은 가말리엘의 판단을 더 또렷하게 풀었어요. 가족을 잃은 첫날의 애도 가운데 밤에 목욕을 삼가는 일은 현자들이 세운 규칙으로 이해했어요. 그 규칙은 몸이 몹시 예민한 사람까지 괴롭히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고 보았지요.

제자들의 질문 덕분에 규칙의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났어요. 규칙은 모두에게 같은 어려움을 억지로 안기는 벽이 아니라, 슬픔을 존중하면서 사람도 지키려는 울타리였어요.


이야기가 남긴 교훈

가말리엘은 규칙을 무시하지 않았어요. 그는 규칙이 지키려는 뜻과 자신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형편을 함께 살폈어요. 예외가 필요할 때에는 몰래 빠져나가기보다 까닭을 솔직하게 설명해야 해요.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게 행동할 때에도 먼저 그 사람의 사정을 물어보는 마음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