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그리스에 데우칼리온과 피라라는 부부가 살았어요. 데우칼리온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이었어요. 피라는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의 딸이었지요.
그 무렵 제우스는 한 시대의 사람들에게 큰 홍수를 내리려 했어요. 프로메테우스는 아들에게 위험을 알려 주었어요. 데우칼리온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큰 궤짝에 필요한 것을 마련한 뒤 피라와 함께 들어갔어요.
비가 쏟아지고 물이 땅을 덮었어요. 부부는 궤짝 안에서 아홉 날과 아홉 밤을 떠돌았지요. 마침내 파르나소스에 닿았을 때 비가 그치고, 두 사람은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었어요.

데우칼리온은 살아남은 것을 감사하며 제우스에게 제사를 드렸어요. 그러자 제우스가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보냈어요. 전령은 소식과 말을 전하는 이예요.
헤르메스는 데우칼리온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어요. 부부에게는 다시 얻고 싶은 것이 많았을 거예요. 그러나 데우칼리온은 재물이나 커다란 궁전을 청하지 않았어요.
“다시 사람들이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두 사람만 살아가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원했던 거예요.
제우스가 알려 준 방법은 뜻밖이었어요. 돌을 집어 머리 뒤로 던지라는 것이었지요. 부부가 그 말을 따르자 단단한 돌이 사람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에서는 남자들이, 피라가 던진 돌에서는 여자들이 태어났다고 이야기는 전해요.

홍수 뒤의 땅에 다시 사람들이 서게 되었어요.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위험에서 벗어난 뒤 자기 살림만을 바라지 않았어요. 새로 살아갈 사람들을 얻고 싶다고 말했지요.
궤짝을 준비할 때는 살아남는 일이 가장 급했어요. 땅에 내려선 뒤에는 누구와 함께 살아갈지가 중요해졌어요. 두 사람의 소망은 그 땅에서 시작될 새로운 삶으로 이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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