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폴리페모스는 ‘아무도’에게 속았다

아주 오래전,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오디세우스와 동료들은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어느 해안에 닿은 일행은 먹을 것과 도움을 구하려고 동굴 하나를 찾아갔어요.

동굴에는 치즈와 가축이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어요. 동료들은 오래 머물지 말고 떠나자고 했어요.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주인을 만나 손님 대접을 받고 싶어 했지요.

저녁이 되자 주인이 돌아왔어요. 눈이 하나인 거인 폴리페모스였어요. 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지요. 거인은 커다란 바위로 입구를 막은 뒤에야 낯선 사람들을 보았어요.

오디세우스는 자신들이 전쟁에서 돌아가는 나그네라고 말했어요. 그러나 거인은 손님을 보호해야 한다는 부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일행은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고, 동료들도 여러 명 잃었어요.

힘으로만 맞서서는 벗어나기 어려웠어요. 입구의 바위를 옮길 수 있는 이는 거인뿐이었으니까요. 오디세우스는 그 점을 생각하며 다른 방법을 찾았어요.

거인이 이름을 묻자 오디세우스는 엉뚱한 이름을 말했어요.

“내 이름은 아무도다.”

그날 밤 일행은 거인에게 맞섰어요.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폴리페모스가 큰소리로 도움을 청하자 다른 거인들이 동굴 밖에 모였지요.

“누가 너를 괴롭히는 거냐?”

“아무도가 나를 괴롭힌다!”

밖에 있는 거인들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알아들었어요. 도울 일이 없다고 생각한 그들은 돌아갔어요. 오디세우스가 알려 준 이름 때문에 말의 뜻이 달라진 거예요.

아침에 폴리페모스가 가축을 내보내려고 바위를 열었어요. 오디세우스 일행은 양 아래에 숨어 밖으로 빠져나갔어요. 거인은 등을 살피느라 그들을 찾아내지 못했지요.

눈을 잃은 폴리페모스가 동굴 입구를 지키는 동안 오디세우스 일행이 숫양 아래에 숨는 1756년 판화
숫양 아래에 숨어 동굴을 빠져나가는 오디세우스 일행 — 출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일행은 서둘러 배로 돌아가 해안에서 멀어졌어요. 이제 조용히 떠나면 되었어요.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자기 승리를 알리고 싶어졌어요.

동료들은 그만하라고 말렸어요. 오디세우스는 듣지 않고 폴리페모스에게 자기 이름과 고향을 외쳤어요. 자기를 이긴 사람이 이타카의 오디세우스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했지요.

거인은 마침내 상대가 누구인지 알았어요. 그는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려움을 겪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포세이돈은 아들의 기도를 들었어요.

동굴에서는 이름을 숨긴 꾀가 일행을 도왔어요. 그런데 바다로 나온 뒤 오디세우스는 스스로 그 이름을 밝혔어요. 살아 나왔다는 안도 뒤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 거예요. 배는 동굴에서 멀어졌지만, 고향까지 남은 길은 더 험해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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