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가소스와 벨레로폰: 황금 굴레, 키마이라, 올림포스를 향한 마지막 비행

페가소스가 페이레네 샘가에 내려앉자, 벨레로폰은 숨을 죽였어요. 눈앞에는 수없이 그려 보았던 날개 달린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손을 뻗는 순간 하얀 날개가 크게 펼쳐졌고, 페가소스는 땅의 어떤 말도 따라갈 수 없는 높이로 몸을 띄웠어요.

벨레로폰은 코린토스의 샘 곁에 홀로 남았습니다. 그는 힘으로 붙잡으려 할수록 페가소스가 더 멀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페가소스는 고삐를 기다리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메두사의 마지막 순간에 세상으로 나온 뒤 땅을 떠나 신들의 영역으로 향했던 존재였고, 제우스의 천둥과 번개 가까이에 머무는 불멸의 말이었어요. 그를 타겠다는 바람은 평범한 기수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인간과 신의 경계를 건드리는 선택이었습니다.

고대 코린토스의 페이레네 샘 유적 전체를 가로로 넓게 담은 파노라마
페이레네 샘 유적의 전체 전경 — 촬영: Ploync, Wikimedia Commons · CC BY 3.0 (구도 변경 없음)

“또 놓쳤군.”

벨레로폰은 물가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어요. 페가소스가 사라진 하늘에는 아무 대답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돌아서지 않았어요. 이 말과 함께해야만 자신 앞에 놓인 길을 건널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핀다로스의 《올림피아 송가》 13편은 벨레로폰이 페이레네 곁에서 페가소스에게 굴레를 씌우려다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해요. 그때 예언자 폴뤼이도스가 그에게 다른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날개 달린 말을 뒤쫓지 말고, 아테나의 제단 곁에서 잠을 청하라는 것이었어요.

“네 발이 하늘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따라잡을 수 없다면 기다리겠습니다.”

“그렇다면 무기를 내려놓고 제단으로 가거라. 네가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달리는 법이 아니라 신의 뜻을 듣는 법이다.”

벨레로폰은 아테나의 제단으로 향했어요. 그날 밤 그는 자신이 붙잡지 못한 말을 떠올리며 제단 곁에 몸을 누였습니다. 눈을 감은 뒤에도 페가소스의 날개는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말을 쫓아 달리지 않았습니다. 기다렸어요.

어둠 속에서 아테나가 나타났습니다. 전쟁의 지혜를 아는 여신은 손에 황금빛 굴레를 들고 있었어요.

한쪽에 페가소스, 다른 쪽에 투구 쓴 아테나가 새겨진 코린토스 은화
한쪽에는 페가소스, 다른 쪽에는 아테나가 새겨진 코린토스 은화 — 출처: 클리블랜드 미술관

“벨레로폰, 아직도 잠들어 있느냐?”

그는 여신 앞에서 몸을 일으켰습니다.

“페가소스는 힘으로 꺾을 존재가 아니다. 이 굴레를 받아라. 그리고 말을 다루는 포세이돈에게 흰 황소를 바쳐라. 네가 얻으려는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마라.”

벨레로폰이 손을 내밀자 황금 굴레가 눈앞에 놓였어요. 꿈은 거기서 끝났습니다.

그는 곧바로 일어났어요. 그리고 자신이 본 것이 단순한 꿈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곁에는 아테나가 건넨 것과 같은 굴레가 놓여 있었어요. 그는 그것을 들고 폴뤼이도스에게 달려갔습니다.

“제가 본 여신이 이 굴레를 주었습니다.”

예언자는 황금빛 고삐를 오래 바라보았어요.

“그렇다면 네가 해야 할 일을 이미 들었을 것이다.”

벨레로폰은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치고, 말의 아테나를 위한 제단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페이레네 샘으로 갔어요. 이번에도 페가소스가 물가에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벨레로폰의 손에는 창도, 던질 밧줄도 없었어요. 황금 굴레만 들려 있었습니다.

“나는 너를 땅에 묶어 두려는 것이 아니다.”

페가소스가 머리를 들었어요.

“다만 네가 허락한다면, 함께 건너야 할 하늘이 있다.”

핀다로스는 신들의 힘이 인간의 예상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일을 가볍게 완성한다고 노래합니다. 벨레로폰은 마침내 황금 굴레를 페가소스에게 씌웠어요. 날개 달린 말은 그를 내던지지 않았습니다. 벨레로폰이 등에 올라타자 페가소스는 땅을 박차고 솟아올랐어요.

처음 내려다본 코린토스는 지금까지 알던 도시와 달랐습니다. 길은 가느다란 선이 되었고, 지붕들은 손바닥보다 작아졌어요. 바다는 땅과 맞닿은 거대한 경계처럼 펼쳐졌습니다. 벨레로폰은 고삐를 세게 당기지 않았어요. 날개의 움직임을 따라 몸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이제야 알겠군. 너를 얻는다는 건 네가 내 뜻대로 움직인다는 뜻이 아니었어.”

페가소스는 더 높이 올랐습니다. 두 존재의 동행은 명령으로 시작되지 않았어요. 인간의 손에 들린 황금 굴레와 하늘을 선택한 말의 움직임이 한 방향을 찾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벨레로폰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유로운 비행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에는 이미 위험한 편지가 들어와 있었어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6권에서 벨레로폰은 글라우코스의 아들이며, 시시포스의 후손으로 소개됩니다. 신들은 그에게 빼어난 모습과 용기를 주었지만, 아르고스의 왕 프로이토스는 그를 자기 땅에서 몰아내려 했어요. 왕의 아내 안테이아가 벨레로폰에게 마음을 받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오히려 벨레로폰이 자신을 해치려 했다고 거짓으로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프로이토스는 분노했어요. 하지만 손님으로 들어온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일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다른 방법을 택했어요. 접은 서판에 죽음을 뜻하는 표지를 새기고, 그것을 뤼키아의 왕에게 전하라고 벨레로폰에게 명했습니다.

“이 편지를 내 장인에게 가져가라.”

벨레로폰은 봉인된 서판을 받았어요.

“그 안에 무엇이 적혀 있습니까?”

“네가 알 필요는 없다. 왕에게 직접 건네기만 하면 된다.”

벨레로폰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죽음 명령을 운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길을 떠났습니다. 바다와 땅을 건너 뤼키아에 도착했을 때, 그곳의 왕은 그를 손님으로 맞았어요. 호메로스는 왕이 아흐레 동안 벨레로폰을 대접하고 아홉 마리의 소를 잡았다고 전합니다. 열흘째 아침이 되어서야 왕은 프로이토스가 보낸 표지를 확인했어요.

왕의 얼굴에서 환대의 온기가 사라졌습니다.

“이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들고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벨레로폰은 왕의 침묵이 길어지는 것을 보았어요.

“편지에 무슨 일이 적혀 있습니까?”

왕은 곧바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자신의 식탁에서 여러 날을 보낸 손님을 직접 해칠 수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사위가 보낸 요구를 모른 척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 벨레로폰의 목숨을 가져가게 만들기로 했어요.

“뤼키아의 들판을 불안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 키마이라를 없애라.”

벨레로폰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습니다. 키마이라는 사람에게서 태어난 짐승이 아니었어요. 호메로스는 앞부분은 사자, 가운데는 염소, 뒤쪽은 뱀의 모습을 지니고 불길을 내뿜는 존재라고 전합니다. 헤시오도스는 키마이라를 튀폰과 에키드나의 계보에 놓아요. 한 몸에 서로 다른 짐승의 힘이 얽혀 있었고, 가까이 접근하는 전사에게는 불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페가소스를 탄 벨레로폰이 키마이라와 싸우는 장면을 새긴 에트루리아 청동 거울
페가소스를 탄 벨레로폰이 키마이라와 맞서는 장면을 새긴 에트루리아 청동 거울 — 출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까?”

“그 괴물과 맞서겠다고 선택하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길은 네 몫이다.”

왕은 벨레로폰이 죽을 것이라고 믿었어요. 한 사람이 불을 뿜는 세 겹의 괴물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왕은 벨레로폰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어요.

벨레로폰이 밖으로 나오자 페가소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땅 위에서 키마이라와 맞선다면 불길을 피할 길이 좁았어요. 그러나 하늘에서라면 달랐습니다. 《비블리오테케》 2.3.2는 벨레로폰이 페가소스를 타고 높이 올라가 위에서 키마이라를 공격했다고 전해요.

“페가소스, 이번에는 샘가를 도는 비행이 아니다.”

날개 달린 말이 몸을 낮췄습니다.

“저 불길보다 높이 올라가야 한다.”

페가소스가 날개를 펼쳤어요. 벨레로폰은 황금 굴레를 쥐고 등에 올랐습니다. 둘은 뤼키아의 땅을 벗어나 괴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키마이라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벨레로폰은 한 몸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힘을 보았어요. 사자의 앞부분은 달려들 준비를 했고, 염소의 머리는 불길을 토했으며, 뱀의 꼬리는 뒤쪽을 지켰습니다. 땅에서 다가가면 어느 방향에서도 빈틈을 찾기 어려웠어요.

“위로!”

페가소스가 솟구쳤습니다. 불길이 그들이 있던 자리를 훑었지만, 하얀 날개는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었어요. 벨레로폰은 아래를 살폈습니다. 너무 가까이 내려가면 불길에 닿고, 너무 멀리 올라가면 공격이 빗나갈 수 있었어요. 페가소스의 비행과 그의 판단이 한순간이라도 어긋나면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한 번 더 돌아라. 이번에는 옆이 아니라 바로 위다.”

페가소스는 넓게 방향을 틀었어요. 키마이라의 시선이 하늘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괴물이 불길을 뿜기 위해 몸을 드는 순간, 벨레로폰은 공격했어요. 《비블리오테케》는 그가 높은 곳에서 키마이라를 쓰러뜨렸다고 전합니다. 헤시오도스도 키마이라가 페가소스와 벨레로폰에게 패했다고 짧고 분명하게 적었어요.

불길이 멎었습니다.

벨레로폰은 곧바로 승리를 외치지 않았어요. 페가소스의 등에 앉아 아래를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왕이 죽으라고 보낸 임무에서 살아남았고, 아무도 가까이 가지 못한 괴물을 넘어섰어요. 그러나 그가 돌아가야 할 곳에는 자신을 죽이려는 뜻을 숨긴 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끝난 것이 아니겠지.”

페가소스는 뤼키아의 궁전을 향해 날았어요.

왕은 벨레로폰이 살아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도 편지를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더 어려운 전투를 명했어요. 이번에는 솔뤼모이와 싸우라고 했습니다. 호메로스의 이야기에서 벨레로폰은 그 전투를 자신이 겪은 가장 치열한 사람들과의 싸움으로 여겨요.

“키마이라를 이겼다고 모든 위험이 끝난 줄 알았느냐?”

“저를 보내는 까닭을 이제는 말해 주십시오.”

“승리한 뒤에 묻도록 해라.”

벨레로폰과 페가소스는 다시 떠났습니다. 그들은 솔뤼모이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았어요. 돌아오자 왕은 세 번째 명령을 내렸습니다. 아마존들과 맞서라는 것이었어요. 핀다로스는 페가소스가 차가운 높은 공기 속에서 벨레로폰을 태우고 활을 든 아마존 군대와 싸웠다고 노래합니다.

페가소스가 있었기에 벨레로폰은 땅의 전투 규칙에만 묶이지 않았어요. 절벽과 진형, 성벽과 거리는 날개 아래에서 다른 모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높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이 위험을 지워 주지는 않았어요. 벨레로폰은 매번 내려와야 했고, 페가소스는 매번 인간의 무기와 적의 공격 사이를 지나야 했습니다.

세 번째 임무에서도 벨레로폰이 돌아오자, 왕은 마지막 계략을 꾸몄어요. 뤼키아에서 가장 용감하다고 알려진 사람들을 골라 귀환길에 매복시켰습니다. 괴물도, 군대도 그를 쓰러뜨리지 못했으니 숨어 기다리는 칼이 끝내 주리라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매복한 이들 역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벨레로폰은 궁전 앞에 다시 섰어요. 그때에야 왕은 더 이상 임무를 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어째서 저를 죽이려 했습니까?”

왕은 처음 받았던 서판을 꺼냈어요.

“네가 들고 온 편지에 네 죽음이 적혀 있었다.”

벨레로폰은 자신이 운반했던 봉인을 바라보았습니다. 프로이토스의 궁전을 떠난 순간부터 모든 길이 한 사람의 거짓말과 한 왕의 분노에 의해 정해져 있었어요. 키마이라도, 솔뤼모이도, 아마존도 처음부터 명예로운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계단이었어요.

“그런데도 제가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편지보다 네가 보여 준 일을 믿겠다.”

호메로스는 뤼키아의 왕이 벨레로폰을 신의 뛰어난 후손으로 알아보고 딸을 아내로 주었으며, 왕권의 절반과 좋은 땅을 나누어 주었다고 전합니다. 《비블리오테케》에서는 왕이 편지를 보여 주고 머물러 달라고 청하며 딸 필로노에를 주고 훗날 왕국을 물려줘요. 두 작품은 세부가 다르지만, 죽음을 명령하던 왕이 마침내 벨레로폰을 받아들인다는 전환은 같습니다.

벨레로폰의 이름은 뤼키아에서 승리의 이름이 되었어요. 그는 죽으라고 받은 명령을 모두 이겨 냈고, 페가소스는 그 승리마다 함께했습니다. 사람들은 불을 뿜는 키마이라를 쓰러뜨린 영웅을 바라보았지만, 그 장면에서 페가소스를 떼어 낼 수는 없었어요. 벨레로폰이 공격할 높이를 얻은 것은 페가소스의 날개 덕분이었고, 페가소스가 전투의 방향을 읽은 것은 등에 탄 기수와 호흡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끝내 돌아왔구나.”

벨레로폰은 페가소스의 목을 어루만지며 말했어요.

“아무도 돌아오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

그러나 성공은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벨레로폰은 키마이라보다 높은 곳을 날았고, 인간의 군대가 닿지 못하는 길을 여러 번 건넜어요. 어느 순간 그는 자신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시험하려 했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뤼키아의 전장이 아니었어요. 신들이 사는 하늘이었습니다.

“페가소스, 우리는 불길 위를 날았다. 수많은 창도 넘었다.”

날개 달린 말이 가만히 서 있었어요.

“그렇다면 올림포스의 문도 닿을 수 있지 않겠느냐?”

벨레로폰은 다시 등에 올랐습니다. 페가소스는 하늘로 향했어요. 땅은 점점 멀어졌고, 인간의 도시와 들판은 구분하기 어려운 색으로 작아졌습니다. 벨레로폰이 바라본 것은 더 이상 전투의 목표가 아니었어요. 신들의 거처였습니다.

“조금만 더 높이.”

페가소스는 날개를 움직였습니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이제 멈출 까닭이 없다.”

그러나 인간이 전장에서 얻은 승리와 신들의 자리에 들어갈 자격은 같은 것이 아니었어요. 핀다로스의 《이스미아 송가》 7편은 이 장면을 길게 꾸미지 않습니다. 하늘의 거처와 제우스의 무리에 가려 했던 벨레로폰을 날개 달린 페가소스가 떨어뜨렸다고 짧게 전해요.

그 순간 황금 굴레가 두 존재를 이어 주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벨레로폰은 더는 페가소스의 등에 있지 않았어요. 핀다로스는 제우스가 등에를 보내 말을 놀라게 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 세부는 훨씬 뒤의 주석과 작가들에게서 나타나요. 가장 오래된 남은 노래가 분명히 전하는 것은, 벨레로폰이 하늘의 거처를 원했고 페가소스가 그를 떨어뜨렸다는 사실입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또 다른 끝을 보여 줍니다. 호메로스는 페가소스의 이름을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채, 벨레로폰이 마침내 신들의 미움을 받아 알레이온 들판을 홀로 떠돌며 사람들의 길을 피했다고 전해요. 핀다로스의 추락과 호메로스의 외로운 방랑을 한 작품에 적힌 연속 장면처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시인의 노래는 모두 높이 올라간 영웅의 마지막을 승리의 잔치로 끝내지 않아요.

한때 왕들이 죽으라고 보낸 모든 임무를 통과했던 사람은 이제 홀로 걸었습니다. 키마이라의 불길을 내려다보던 눈앞에는 넓고 빈 들판이 놓였어요. 페가소스의 날개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페가소스의 길은 다른 곳으로 이어졌어요.

날개를 펼친 페가소스를 표현한 16세기 북이탈리아 조각
인간 기수 없이 날개 달린 말 자체를 강조한 16세기 페가소스 조각 — 출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 페가소스는 메두사에게서 태어난 뒤 땅을 떠나 불멸의 신들에게 갑니다. 그리고 제우스의 집에 머물며 천둥과 번개를 나르는 존재가 돼요. 핀다로스의 《올림피아 송가》 13편도 벨레로폰의 죽음을 말하지 않고 지나간 뒤, 페가소스가 올림포스의 제우스 마구간에 안식처를 얻었다고 노래합니다.

벨레로폰이 들어가고 싶어 했던 곳에 페가소스는 이미 속할 수 있었어요. 인간 영웅은 날개를 빌려 하늘에 올랐지만, 페가소스는 처음부터 신들의 집과 땅 사이를 오가는 불멸의 존재였습니다. 두 존재가 함께한 동안에는 그 차이가 보이지 않았어요. 황금 굴레가 이어지고 공동의 적이 앞에 있을 때, 그들은 하나의 모습처럼 하늘을 날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비행에서 경계가 드러났습니다. 페가소스의 날개는 올림포스까지 갈 수 있었지만, 그 등에 오른 인간의 소망까지 신의 것으로 바꾸어 주지는 못했어요.

페이레네 샘에서 벨레로폰이 배운 첫 번째 교훈은 힘만으로 페가소스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황금 굴레는 그를 억누르는 쇠사슬이 아니라, 신의 도움과 절차를 거쳐 얻은 연결이었어요. 그런데 수많은 승리 뒤 벨레로폰은 그 연결이 모든 문을 열어 줄 것처럼 여겼습니다. 키마이라의 불길을 넘는 데 필요했던 날개를, 인간과 신의 경계를 넘는 데까지 사용하려 했어요.

페가소스는 벨레로폰의 소유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영웅을 키마이라 위로 데려간 동료였고, 아마존들과 솔뤼모이를 향해 날아간 전우였으며, 마지막에는 인간 기수 없이 제우스의 천둥 곁으로 돌아간 불멸의 말이었어요.

벨레로폰 역시 단순히 자만하다 떨어진 한 문장짜리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거짓 고발 때문에 죽음의 편지를 들고 타국으로 갔고, 아무도 살아 돌아오리라 믿지 않은 임무를 거듭 이겨 냈어요. 그가 얻은 영광에는 실제 고통과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선택은 더 씁쓸해요. 가장 어려운 적을 이긴 사람이,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는 끝내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샘가에서 시작된 두 존재의 길은 올림포스 아래에서 갈라졌습니다. 벨레로폰은 땅으로 돌아왔고, 페가소스는 제우스의 마구간으로 향했어요. 한쪽에는 인간의 길이, 다른 쪽에는 불멸의 말이 걸어갈 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페가소스 이야기는 날개 달린 말을 길들인 영웅의 모험만으로 끝나지 않아요. 처음에는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자유였고, 가운데에서는 죽음의 명령을 돌파하게 해 준 동행이었으며, 마지막에는 인간이 넘을 수 없는 경계를 보여 주는 존재가 됩니다.

페이레네의 물가에서 황금 굴레를 받아들인 순간, 벨레로폰은 하늘을 얻었어요. 그러나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과 하늘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달랐습니다. 페가소스의 날개는 그 차이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이야기 뒤의 원전 기록

페가소스와 벨레로폰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있지 않습니다. 페가소스의 탄생과 제우스 곁에서의 역할은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벨레로폰의 뤼키아 원정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6권에, 황금 굴레와 페이레네 샘은 핀다로스의 《올림피아 송가》 13편에, 페가소스가 벨레로폰을 떨어뜨리는 마지막 비행은 《이스미아 송가》 7편에 남아 있어요. 후대 신화집 《비블리오테케》는 이 흩어진 요소 가운데 페가소스를 타고 높은 곳에서 키마이라를 공격하는 장면을 분명하게 연결합니다.

핀다로스 《올림피아 송가》 13편 60~92행

이번 글의 첫 장면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문헌입니다. 핀다로스는 코린토스의 영광을 노래하면서, 페이레네 샘 곁에서 페가소스에게 굴레를 씌우려 애쓴 벨레로폰을 불러냅니다. 아테나는 잠든 벨레로폰에게 황금 뺨장식이 달린 굴레를 주고, 말을 다스리는 포세이돈에게 흰 황소를 바치라고 명해요. 벨레로폰은 예언자의 조언을 따라 제사를 드리고 아테나에게 제단을 세운 뒤 마침내 페가소스를 붙잡습니다.

같은 노래는 벨레로폰이 페가소스를 타고 아마존, 키마이라, 솔뤼모이를 공격했다고 요약합니다. 핀다로스는 벨레로폰의 죽음을 말하지 않겠다고 한 뒤, 페가소스가 올림포스에 있는 제우스의 오래된 마구간에 머물게 되었다고 끝맺어요. 따라서 황금 굴레와 제우스의 마구간은 서로 다른 후대 이야기에서 임의로 붙인 장면이 아니라 같은 송가 안에서 이어지는 요소입니다.

호메로스 《일리아스》 6권 155~202행

호메로스의 벨레로폰 이야기는 트로이 전쟁 중 글라우코스가 자신의 가계를 설명하는 장면 안에 들어 있습니다. 글라우코스는 시시포스에서 글라우코스, 벨레로폰으로 이어지는 혈통을 말하고, 프로이토스의 아내 안테이아가 거절당한 뒤 거짓 고발을 했다고 전해요. 프로이토스는 벨레로폰에게 죽음을 뜻하는 표지가 새겨진 서판을 들려 뤼키아로 보냅니다.

뤼키아 왕은 아흐레 동안 손님을 대접한 뒤 열흘째 서판을 읽고, 벨레로폰에게 키마이라·솔뤼모이·아마존과 싸우게 합니다. 매복까지 이겨 낸 벨레로폰은 왕의 딸과 왕권의 절반, 좋은 토지를 받습니다. 그러나 훗날 신들의 미움을 받아 알레이온 들판을 홀로 떠돌게 돼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호메로스는 이 대목에서 페가소스를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키마이라를 죽인 영웅은 벨레로폰이지만, 어떻게 싸웠는지는 ‘신들의 표지를 믿고’ 승리했다는 정도로 남아요. 따라서 페가소스를 탄 공중전 장면을 호메로스가 직접 자세히 묘사한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됩니다.

헤시오도스 《신통기》 270~294행과 319~325행

헤시오도스는 페가소스를 메두사와 포세이돈의 자식으로 놓습니다.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쓰러뜨렸을 때 크리사오르와 페가소스가 나타났고, 페가소스라는 이름은 오케아노스의 샘을 뜻하는 말과 연결돼요. 그는 땅을 떠나 불멸의 신들에게 가고, 제우스의 집에서 천둥과 번개를 나릅니다.

조금 뒤 키마이라의 계보를 설명하는 구간에서는 키마이라가 페가소스와 벨레로폰에게 패했다고 짧게 적습니다. 호메로스가 말하지 않은 둘의 협력이 헤시오도스에게는 한 문장으로 확인되는 셈이에요. 다만 황금 굴레, 페이레네 샘, 공중에서 활을 쏘는 세부는 이 구간에 없습니다.

페가소스가 메두사의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메두사의 죽음 뒤 태어난 페가소스와 크리사오르 이야기에서 계보와 함께 더 자세히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탄생을 다시 길게 반복하지 않고, 벨레로폰과 만난 이후의 독립된 모험에 집중했습니다.

《비블리오테케》 2.3.1~2의 사건 배열

후대 신화집 《비블리오테케》는 벨레로폰이 실수로 형제를 죽인 뒤 프로이토스에게 가 정화를 받았다는 배경을 덧붙입니다. 죽은 형제의 이름은 델리아데스, 페이렌, 알키메네스 등으로 전승이 갈려요. 왕비의 이름도 호메로스의 안테이아가 아니라 스테네보이아로 적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뤼키아 왕의 이름이 이오바테스로 나오며, 벨레로폰은 메두사와 포세이돈에게서 태어난 페가소스를 타고 높이 날아 키마이라를 공격합니다. 이어 솔뤼모이, 아마존, 뤼키아인들의 매복을 차례로 이겨요. 이오바테스는 마침내 프로이토스의 편지를 보여 주고, 딸 필로노에와 왕국을 벨레로폰에게 줍니다.

호메로스와 《비블리오테케》의 이름과 보상은 같지 않습니다. 호메로스는 왕의 고유 이름을 적지 않고 딸의 이름도 말하지 않으며 왕권의 절반을 준다고 해요. 《비블리오테케》는 이오바테스와 필로노에라는 이름을 제시하고 훗날 왕국을 물려준다고 합니다. 글에서는 두 전승을 하나의 확정된 궁정 기록처럼 합치지 않았습니다.

핀다로스 《이스미아 송가》 7편 44~48행과 마지막 비행

벨레로폰이 올림포스로 올라가려 했다는 가장 중요한 이른 근거입니다. 핀다로스는 인간이 너무 먼 것을 바라보면 신들의 청동 바닥 집에 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제우스의 거처와 신들의 무리에 가고 싶어 한 벨레로폰을 날개 달린 페가소스가 떨어뜨렸다고 노래해요.

여기에는 제우스가 등에를 보내 페가소스를 찔렀다는 세부가 없습니다. 등에 이야기는 핀다로스 본문보다 뒤의 주석과 후대 작가들에게서 보입니다. 또한 핀다로스는 벨레로폰이 추락한 뒤 눈이 멀었는지, 다리를 다쳤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아요. 이번 글의 마지막 비행은 《이스미아 송가》가 직접 전하는 범위인 ‘하늘의 거처를 원함’과 ‘페가소스에게서 떨어짐’까지만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황금 굴레가 뜻하는 것

핀다로스의 노래에서 황금 굴레는 단순한 마법 도구가 아닙니다. 벨레로폰은 먼저 예언자의 말을 듣고 아테나의 제단에서 잠을 청하며, 포세이돈에게 제사를 드리고 아테나의 제단을 세워요. 굴레는 인간의 힘으로 페가소스를 제압했다는 표지가 아니라, 신들의 도움과 의례를 거쳐 둘의 동행이 시작되었다는 표지에 가깝습니다.

고대 코린토스의 주화에서 페가소스와 아테나의 머리가 양면에 반복해 새겨진 것도 이 연결을 보여 줍니다. 이번 글에 사용한 기원전 4세기 코린토스 은화는 한쪽에 날아오르는 페가소스를, 다른 쪽에 코린토스식 투구를 쓴 아테나를 배치해요. 한 작은 물건 안에서 도시, 여신, 날개 달린 말의 이야기가 만납니다.

페가소스라는 이름과 ‘페가수스’ 표기

고대 그리스어 이름 Πήγασος는 보통 ‘페가소스’로 옮길 수 있습니다. 한국어에서는 라틴어·영어형의 영향을 받은 ‘페가수스’도 널리 쓰여요. 이 글은 사이트의 그리스 이름 우선 원칙에 따라 ‘페가소스’를 본문 기본 표기로 사용하지만, 두 표기가 같은 날개 달린 말을 가리킨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헤시오도스는 이름을 오케아노스의 샘을 뜻하는 pēgai와 연결합니다. 반면 페가소스가 발굽으로 히포크레네 샘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다른 문헌 전승에서 발전한 요소예요. ‘샘에서 이름을 얻었다’는 헤시오도스의 설명과 ‘발굽으로 샘을 만들었다’는 후대 이야기를 같은 문장으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페이레네에서 뤼키아, 알레이온 들판까지

이 이야기의 장소는 한 지역에 머물지 않습니다. 페가소스를 붙잡는 곳은 코린토스의 페이레네이고, 죽음의 편지를 받는 궁정은 아르고스권의 프로이토스 궁정이며, 키마이라와 솔뤼모이·아마존 원정은 소아시아의 뤼키아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호메로스가 마지막에 말하는 알레이온 들판도 동쪽 지역의 외로운 공간으로 나타나요.

각 장소의 정확한 이동 경로가 고대 문헌에 현대 지도처럼 기록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글에서는 방향과 사건의 무대를 설명하되, 어느 항구에서 출발해 며칠 동안 어떤 길을 갔는지 새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페이레네의 현재 유적 사진은 핀다로스가 노래한 신화 장면을 그대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연결된 코린토스의 장소를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고대 미술이 기억한 장면

페가소스와 벨레로폰은 고대 주화, 도기, 거울과 부조에서 반복해서 나타났습니다. 날개 달린 말만 새겨 도시의 상징으로 삼기도 하고, 벨레로폰이 등에 올라 키마이라와 맞서는 장면을 한 화면에 압축하기도 했어요. 이번 글의 에트루리아 청동 거울은 벨레로폰·페가소스·키마이라를 함께 새겨, 긴 원정을 하나의 결정적 순간으로 바꿉니다.

오딜롱 르동의 19세기 작품은 전투보다 페가소스와 벨레로폰의 관계를 몽환적인 색면으로 보여 줍니다. 16세기 북이탈리아의 페가소스 조각은 인간 기수를 떼어 내고 날개 달린 말 자체를 장식적 형상으로 강조해요. 이 후대 작품들은 고대 사건의 사진 같은 기록이 아니라, 시대마다 사람들이 페가소스를 자유·영감·비상이라는 이미지로 다시 바라본 흔적입니다.

키마이라를 쓰러뜨린 방법에 관한 후대 이야기

후대에는 벨레로폰이 창끝에 납을 달아 키마이라의 불길 속에 넣었고, 녹은 납이 괴물을 쓰러뜨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핀다로스의 해당 구절이나 《비블리오테케》 2.3.2에 나오지 않아요. 《비블리오테케》는 페가소스를 타고 높이 올라 위에서 공격했다고 전할 뿐입니다.

그래서 본문에서는 납 창을 고대 전승 전체가 공유하는 확정 장면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키마이라 전투라도 문헌의 시대와 장르에 따라 세부가 늘어나므로, 어느 작품에서 확인되는지 따로 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스 신화 원전 안내서에서는 이런 권·행·절 표시와 문헌 간 차이를 읽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아테나와 페가소스를 잇는 두 이야기

아테나는 페가소스 이야기의 시작과 메두사 이야기의 앞부분 모두에 연결됩니다. 《비블리오테케》에서는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상대할 때 도움을 주고, 핀다로스의 《올림피아 송가》에서는 벨레로폰에게 황금 굴레를 줍니다. 같은 여신이지만 두 작품에서 맡는 장면은 달라요.

아테나가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나 무기와 지혜의 여신으로 자리 잡는 과정은 아테나의 탄생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가소스 글에서는 아테나의 전체 계보를 반복하지 않고, 황금 굴레를 건네는 역할에만 집중했습니다.

한 편의 완성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시대의 목소리입니다

오늘날에는 벨레로폰이 페가소스를 길들이고 키마이라를 쓰러뜨린 뒤 올림포스로 올라가려다 추락하는 이야기가 한 줄의 일대기처럼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남아 있는 문헌의 순서를 보면 각 장면은 서로 다른 목적의 작품에 놓여 있어요. 헤시오도스는 신과 괴물의 계보를 정리하며 페가소스의 출생과 제우스의 천둥을 말하고, 호메로스는 트로이 전쟁 중 두 전사가 조상의 우정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벨레로폰의 생애를 꺼냅니다. 핀다로스는 경기 승리자를 찬양하는 노래 속에서 코린토스의 영웅과 황금 굴레,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높이를 비유로 사용해요.

이 차이는 어느 작품이 ‘진짜 이야기’인지 가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인물과 사건이 계보시, 영웅 서사시, 승리 송가, 후대 신화집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보여 줍니다. 호메로스에게 벨레로폰은 글라우코스 가문의 명예를 증명하는 조상이고, 핀다로스에게는 신의 도움으로 불가능을 이루지만 지나친 높이를 바라보면 추락할 수 있는 인간의 본보기예요. 헤시오도스에게 페가소스는 메두사의 계보에서 태어나 제우스의 권능으로 이어지는 불멸의 존재입니다.

따라서 ‘페가소스가 언제 벨레로폰을 만났고, 프로이토스의 편지를 받기 전인지 뒤인지’를 날짜표처럼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핀다로스는 페이레네에서 굴레를 얻는 장면을 자세히 노래하지만, 프로이토스의 궁정 사건과 시간 순서를 붙여 주지 않아요. 호메로스는 죽음의 편지와 뤼키아 원정을 말하지만 페가소스를 부르지 않습니다. 이번 글은 사건을 읽기 쉬운 흐름으로 배열하되, 각 문헌이 실제로 확인하는 장면과 침묵하는 부분을 아래 기록에서 따로 밝혔습니다.

이렇게 읽으면 마지막 장면도 더 선명해집니다. 벨레로폰은 어느 한 책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죽는 완결된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에요. 여러 세대의 시인들이 서로 다른 순간을 비추면서 한 영웅의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반대로 페가소스는 벨레로폰의 탈것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메두사의 자식, 제우스의 천둥을 나르는 말, 코린토스의 상징, 키마이라 전투의 동료, 인간 기수와 갈라진 뒤에도 올림포스에 남는 불멸의 존재라는 여러 층을 함께 지닙니다.

고전 문헌과 이미지 출처

  • Pindar, Olympian Ode 13, 60–92행. 페이레네, 아테나의 황금 굴레, 포세이돈 제사, 페가소스 포획, 아마존·키마이라·솔뤼모이, 제우스의 마구간. 최종 확인일 2026-09-06.
  • Pindar, Isthmian Ode 7, 44–48행. 하늘의 거처를 원한 벨레로폰과 페가소스에게서 떨어지는 장면. 최종 확인일 2026-09-06.
  • Homer, Iliad 6.155–202. 프로이토스의 편지, 뤼키아 왕의 환대, 키마이라·솔뤼모이·아마존·매복, 벨레로폰의 가족과 알레이온 들판. 최종 확인일 2026-09-06.
  • Hesiod, Theogony 270–294, 319–325행 부근. 페가소스의 탄생·이름·제우스의 천둥, 키마이라의 계보와 벨레로폰과의 승리. 최종 확인일 2026-09-06.
  • Pseudo-Apollodorus, Bibliotheca 2.3.1–2. 벨레로폰의 정화, 스테네보이아의 고발, 이오바테스의 임무, 페가소스를 탄 공중 공격과 왕국 계승. 최종 확인일 2026-09-06.
  • Odilon Redon, Pegasus and Bellerophon, ca. 1888,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ublic Domain / Open Access CC0.
  • Carole Raddato, The Fountain of Peirene, Corinth, Greece, 2014,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 Stater: Pegasos (obverse); Head of Athena (reverse), ca. 350–338 BCE, Cleveland Museum of Art. CC0 Open Access.
  • Bronze mirror, ca. 350–325 BCE,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ublic Domain / Open Access CC0.
  • Pegasus, 1575–1599,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ublic Domain / Open Access CC0.